외가를 닮아 이빨이 시원찮은 나는 이빨 얘기만 나오면 괜히 주눅이 듭니다. 왜 하필 이빨이 약해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기분은 기분대로 상하는지 남들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합니다.
치과에 와서 맨처음 들었던 말은 "이빨이 정말 약하셔서 치료가 어렵겠다"는 말이었습니다.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세월을 살아온 능청으로 아무렇지 않은듯이 간신히 버틸 수 있었습니다.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더 망가지지 않음에 감사해야 한다'고 늘 말해왔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이 얼마나 허무한 말이었는지 이제 겨우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내 입을 이렇게 정성스럽게 닦아주고 깎아주고 만져줄 수 있을까)
여기에 계신, 너무나 친절한 인텔리지치과 여러분들이었습니다. 치과 선생님들은 어머니 마음으로 치료하시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목소리가 멋진 김훈 원장님, 임시 이빨을 자주 고쳐주시는 선생님, 그리고 솔직한 느낌이 팍팍 다가오는 후론트 선생님의 엠티 후기를 보면서 잠시 웃을 수 있었습니다.